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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의 충격파: 글로벌 경제와 기업의 대응

중국 제조업 경기, 관세 충격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

미국발 관세 충격의 여파가 중국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중국의 경기 선행 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중국 제조업 PMI는 49.0을 기록하며 전달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선인 50보다 낮은 수치는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PMI는 올해 1월 49.1을 기록하며 경기 위축 구간으로 진입한 후 2월(50.2)과 3월(50.5)에는 확장 국면을 보였으나, 4월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국가통계국은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제조업 PMI 지수가 50 이하로 하락했다”며 “섬유, 의류, 금속제품 등 업종에서의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간기업과 중소기업을 위주로 조사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도 전월(51.2) 대비 0.8p 하락한 50.4를 기록해 예상치인 49.8을 상회했으나, 확장 국면은 간신히 유지했다.


미국 경제, 관세 여파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 속에 지난달 미국의 상품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상품무역 적자는 전월 대비 9.6% 증가한 1,62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수출은 1.2%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5% 늘어났으며 특히 소비재 수입이 27.5% 증가했다.

이에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망치를 0%에서 -1.4%로 대폭 낮췄으며, JP모건은 0%에서 -1.75%로, 골드만삭스는 -0.2%에서 -0.8%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했다.

만약 역성장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GDP에는 관세 시행을 앞둔 재고 확보 등이 반영되는 만큼 왜곡이 있을 수 있으며, 2분기에는 수입 감소로 GDP가 일정 부분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소비 시장 얼어붙고, 소비자 심리 급격히 악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은 시점에서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미국 소비 시장은 이미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관세 여파로 물가가 오르자 소비자들은 할인 제품에만 관심을 보이고, 소매점들은 가격 인상 부담을 이기지 못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해 86.0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특히 소비자의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12.5포인트 급락한 54.4로 2011년 10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소비자들이 관세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면서 연령과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소득 구간에서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로 추가된 금액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백악관의 “적대적이고 정치적 행위”라는 비난을 받고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CNN 등 언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전화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미국산 핵심 품목에 대한 관세 조용히 면제

중국 측에서도 미국과의 관세 분쟁에 대응하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공식 발표 없이 미국산 반도체에 이어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에 대한 125%의 추가 관세를 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미국산 에탄에 대한 관세를 최근 며칠 사이에 면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수출하는 에탄의 절반가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일평균 49만2000 배럴을 수입했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기지인 중국은 미국산 에탄에 의존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이번 조치로 중국 관련 기업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CNN도 중국이 미국에서 생산된 일부 반도체에 대해 보복 관세 125%를 조용히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중국의 관세 면제 조치가 미·중 관세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 유통 대기업, 현실적 선택으로 중국산 주문 일부 재개

미국의 유통 대기업들은 관세전쟁 속에서도 현실적인 선택을 내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월마트와 타깃이 관세 불확실성으로 중단했던 중국산 제품 주문을 최근 일부 재개했다. 유통망 붕괴로 빈 매대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에 다시 중국 공급업체에 손을 내민 것이다.

중국 안후이성에서 장난감을 제조하는 한 업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월마트 측의 발주가 지난주부터 재개됐다고 전했다. 저장성에서 수영용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공급업체는 타깃이 최근 2주간 중단했던 주문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미국 소매업체들은 연말 쇼핑 시즌을 대비해 여름부터 상품을 생산하고 선적에 들어간다. 관세 여파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 생기면 연말 쇼핑 시즌에도 실적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유통업체 최고경영자들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관세전쟁이 계속되면 매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조치 발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100일을 맞아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과 포고문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 최종 조립된 자동차에 한해 외국산 부품 사용에 따른 관세를 일정 부분 감면해주는 제도를 담고 있다.

핵심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한 차량에 대해 차량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일정 비율만큼 ‘크레딧(credit)’을 부여받고, 이를 향후 부품 수입 시 관세 상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첫 해에는 MSRP의 15%를, 둘째 해에는 10%를 상쇄액으로 인정하며, 그 이후에는 해당 혜택이 종료된다.

이번 정책은 미국 내 부품 공급망을 단기간에 완전히 구축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업계 요청을 반영한 조치다. 강경 일변도로 나오던 트럼프 행정부가 유화책을 제시한 배경에는 미국 내 공급망 재편에 따르는 자동차 업계와 노동자들의 고충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 분석과 향후 전망

미중 관세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코메리카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경제 지표를 보면 상반기 경제가 더 약해질 전망”이라면서 “경제가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시킬 만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으면 재량 소비재 지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2분기에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츠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2분기 들어 수입이 정상화되면서 GDP 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마이클 하트 회장은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자국 정부와 협의해 전략적인 품목을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대체 가능한 공급처가 마땅치 않은 경우, 이런 주문 재개는 충분히 예상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미중 관세전쟁의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관련 합의가 2~3주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며, 양국 모두 극단적인 관세 충돌보다는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전쟁 타임라인: 주요 사건 정리


인포그래픽: 미중 관세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중국 제조업 PMI: 50.5(3월) → 49.0(4월) [1.5p 하락]
  • 미국 상품무역 적자: 1,620억 달러 (사상 최대)
  • 미국 4월 소비자신뢰지수: 86.0 (2020년 5월 이후 최저)
  • 미국 1분기 GDP 전망: -0.8% ~ -1.75% (주요 투자은행 예측)
  • 대미 에탄 수출: 중국이 미국 수출량의 50% 수입 (작년 일평균 49.2만 배럴)
  •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효과: 첫해 3.75%p 인하 효과

전문가 인용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은 단기적으로는 양국 경제에 모두 타격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산업들의 리스크 분산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 국제무역연구소 김영철 연구위원

“관세전쟁에서 완전한 승자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높아진 가격을 부담하게 되고, 기업들은 공급망 재구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현재의 상황은 양국 모두 타협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 세계경제연구원 장민호 수석이코노미스트

“관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지만,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저가 소비재 부문에서 중국의 대체 생산기지를 단기간에 구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글로벌공급망연구센터 박지성 센터장


향후 전망

미중 관세전쟁은 단기적으로는 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향후 전개 방향에 따라 그 여파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양국이 물밑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핵심 산업 및 품목에 대한 선별적 관세 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차이나+1’ 전략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나, 단기간에 중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관세 충격을 완화하면서 점진적인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실질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세전쟁의 최종 비용은 상당 부분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초기 강경한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 일부 유연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2-3개월이 미중 관세전쟁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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