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첫 무역 협상을 앞두고 대중 관세를 현재 145%에서 80%로 낮출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한 관세는 80%가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관세는 스콧 B(베선트 재무장관)에게 달렸다”고 덧붙이며, “중국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 관세 인하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며 “145%보다 더 높아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는 관세가 낮아질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 중국은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트럼프 ‘2기’ 취임 후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진행한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로 참석한다. 이번 회담은 두 경제 대국이 관세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화 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번 회담에 앞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문제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완전한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대표단에 공안 최고책임자인 왕샤오훙 공안부장 겸 국가마약방지위원장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합성마약 펜타닐 관련 문제를 주요하게 다룰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 1월 출범 이후 중국에 추가 부과한 145% 관세 가운데 20%는 지난 2월과 3월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이다.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가 멕시코와 캐나다로 건너갔다가 펜타닐로 합성돼 미국으로 유입된다고 주장하며, 중국 당국이 펜타닐 원료 화학물질의 생산과 수출 차단을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수출이 시장 전망을 상회하며 증가했고, 수입은 감소폭을 줄이면서 미중 무역협상을 앞둔 베이징에 긍정적 신호를 주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해 시장 예상치(1.9%)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3월의 12.4% 증가에 비해서는 둔화됐는데, 이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 발효 전 서둘러 물량을 출하한 ‘밀어내기 수출’ 효과가 약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수입은 0.2% 감소해 3월의 4.3% 감소보다 낙폭을 크게 줄였다. 중국의 4월 무역흑자는 961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입장차가 존재한다. 중국 상무부는 “원칙과 국제 정의를 희생한다면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과도한 관세 부과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은 일관된다”고 밝혀 미국이 우선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협상단을 이끄는 허리펑 부총리가 무역 전쟁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협상이 즉각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소식은 글로벌 시장, 특히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4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전격 발표하면서 무역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영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80% 관세가 적절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유가는 장중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A/S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영국의 첫 무역협정 체결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 무역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브렌트유는 60~64달러 수준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 중”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을 통해 관세는 인하되더라도 “미미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 부문 전 책임자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현실적으로 최상의 목표는 양국이 서로 부과하고 있는 고율 관세의 철회이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높은 관세 장벽 및 다양한 제약 조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국 측 무역협상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올슨은 “최종적인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양국 정상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함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마이너스 0.3%를 기록하면서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역시 팬데믹 여파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회복 지연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역 긴장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라시아 그룹의 댄 왕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당국자 모두 경제 상황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최근 양측의 행보를 보면 긴장을 완화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양국 간 구조적인 갈등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무역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민족주의’ 기조와 중국의 ‘자력갱생’ 전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양측 모두 현재의 극단적 관세 전쟁이 자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최소한의 타협점을 찾아갈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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